한 사람의 신경망은 그 사람의 전부입니다
해럴드의 뇌 속에는 천억 개의 신경단위, 즉 뉴런이 들어 있었습니다. 해럴드가 세상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뉴런 하나하나는 다른 뉴런과 연결되려고 가지를 뻗었습니다. 두 개의 뉴런 가지가 만나는 지점을 시냅스라고 부릅니다.
해럴드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이 연결점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어떤 학자들은 인간은 태어난지 2달 뒤부터 만 2살에 이르는 기간 동안 1초에 180만 개의 시냅스를 만든다고 추산합니다
뇌는 정보를 저장하기 위해서 시냅스를 만듭니다. 우리가 아는 모든 정보는 신경망이라는 네트워크에 담겨 있습니다.
두세살 즈음 해럴드의 뇌 속에 있는 모든 뉴런은 각각 평균 1만 5천개의 연결점을 이미 만들었습니다. (물론 이들 가운데 사용되지 않는 것들은 제거가 됩니다. ) 이렇게 하여 마침내 해럴드의 시냅스는 100조 개에서 500조 개, 심지어 1,000조 개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해럴드의 뇌 세포 사이에 얼마나 많은 연결점이 생길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다음과 같은 간단한 계산을 해보면 됩니다. 60개의 뉴런만으로도 1081개의 연결점을 만들어냅니다.
(이 숫자는 1 뒤에 동그라미가 81개나 붙은 어마어마하게 큰 수입니다. ) 우주에 존재한다는 입자의 수도 이것의 약 11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미국 실리콘 밸리의 손꼽히는 컴퓨터 설계자인 제프 호킨스는 뇌에 대해서 전혀 다른 사고 방식을 제시합니다. 그가 제시하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미식축구 경기장 전체를 스파게티로 채운 다음 이 경기장을 두개골 크기로 축소한다면?
고프닉과 멜트조프, 컬은 공동 저서 <아기들은 어떻게 배울까> 에서 뉴런이 서로 연결되기 위해서 사용하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멋지게 묘사하였습니다. "그것은 마치 당신이 휴대폰으로 이웃에게 전화를 자주 할 때 두 집 사이에 케이블이 자연스럽게 자라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에 세포들은 될 수 있으면 다른 세포들과 많이 연결되려고 원기왕성하게 노력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제품을 권유하는 휴대폰 판매 직원처럼 세포들은 모든 세포와 접촉을 시도합니다. 다른 세포가 응답을 하고 이런 관계가 충분히 지속되면, 이들 사이에 더 안정적인 혹은 항구적인 관계가 형성이 됩니다. "
여기서 잠시 멈추어야겠습니다. 왜냐하면 시냅스 형성 과정은 해럴드라는 사람을 규정하는 정체성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수천 년 동안 철학자들은 인간을 올바르게 정의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날마다 그리고 해마다 어떤 사람에게 일어나는 온갖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을 그 자신이 되도록 만든 것은 무엇일까? 한 사람의 삶에서 일어나는 온갖 생각과 행동, 감정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무엇일까?
한 사람의 진정한 자아는 어디에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의 한 조각은 시냅스 연결 패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사과를 볼 때 이 사과에 대한 우리의 감각적인 인식 내용(사과의 색깔, 형태, 질감, 향기 등)은 서로 연결이 되어 함께 점화되는 뉴런들의 네트워크, 즉 통합된 신경망 속으로 해석되어 들어갑니다. 각 뉴런에서 나타나는 점화, 즉 전기적인 자극은 뇌의 단일한 영역에 집중되지 않습니다. 사과라는 영역은 뇌에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과에 대한 정보는 엄청나게 복잡한 네트워크로 확산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소개할 실험이 하나 있습니다. 특정 기호를 표시한 문 뒤로 돌아가면 먹을게 있다고 고양이에게 가르쳤습니다. 그 하나의 기하학적인 형태는 고양이의 뇌 속에서 500만 개가 넘는 세포들에 학습과 관련된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p'를 발음할 때 나는 소리와 'B'를 발음할 때 나는 소리를 구별하는 능력이 인간의 뇌 전체에 퍼져 있는 22개 지점에서 포착되었습니다.
해럴드가 개를 보았을 때 신경망이 점화했습니다. 개를 자주 보면 볼수록 이와 관련된 뉴런들의 연결점이 더 많아지고 효율도 더 높아집니다. 개를 자주 보면 볼수록 개와 관련된 신경망은 더 빨라지고 복잡해지면, 나아가 각종 개의 차이점이나 개의 일반적인 속성을 파악하는 능력을 더욱 향상이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노력을 하고 연습을 하며 경험을 하게 되면 신경망을 더욱 예민하게 개선할 수 있습니다. 바이올린 연주자는 왼손과 관련된 뇌의 특정부분에 시냅스가 한층 많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 왼손을 많이 쓰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독특한 서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소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또 샤워를 한 뒤에 물기를 닦는 동작도 제각각 다릅니다. 왜냐하면 이런 동작을 반복할 때 마다 뇌 속 해당 영역에 관련된 시냅스가 그만큼 빽빽하게 많이 형성이 되기 때문 입니다. 독자는 알파벳을 A부터 Z까지 암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복을 통해서 알파벳의 연속적인 모형을 머릿속에 세워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Z에서 A까지 거꾸로 외워보라고 한다면? 아마도 어려울 것 입니다. 이러한 연속적인 모형은 경험을 통하여 강화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구구단도 비슷합니다. 이처럼 사람은 누구나 독특한 신경망을 가지고 있는데, 신경망은 각자 인생을 살면서 받는 전기적인 자극에 의해 형성되고 강화되며 끊임없이 업데이트됩니다.
어떠한 회로가 한 번 형성되고 나면 미래에 이 회로가 다시 점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경망은 경험을 구체화 해서 담고 있으며, 미래에 수행할 행동을 안내하기도 합니다. 이런 신경망은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성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걸음걸이나 말투나 반응 양태가 사람마다 모드 다릅니다. 한 사람의 신경망은 이 사람이 하는 행위가 타고 흐르는 일종의 홈 같은 것 입니다.
뇌는 인생을 기록한 기록물입니다. 한 사람의 신경망은 이 사람의 습관, 개성, 기호가 물리적으로 표현된 것 입니다. 당신이라는 사람은 당신의 뇌에 있는 신경망이라는 물질로 구체화되는 정신적인 존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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