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생활정보

새로운 배변 활동을 꿈꾸며

슈가메트누누 2022. 11. 17. 03:36

새로운 배변 활동을 꿈꾸며

"똥이 묻은 파리는 브라만과 달리트를 구별하지는 않습니다. 브라만은 화장실이 있고 달리트는 없다면, 브라만의 음식은 달리트의 똥으로 오염될 수 밖에 없습니다. "

인도의-노상-방뇨
인도의-노상-방뇨

 인도의 노상 배변

인도 동부 오리사 주의 어느 외딴 마을. 우리가 탄 차는 소떼가 지나가길 기다리느라 꼼짝을 못 하고 있었습니다. 추수기였고, 소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도로 옆 들판에서는 화려한 인도 전통 의상인 사리를 입고 빛나는 금색 장신구를 걸친 여자들이 쇠스랑으로 건초를 긁어모으고 있었습니다. 나는 토머스 하디의 작품에서 읽었을 법한 그 풍경을 한참이나 지켜보았습니다.

소 떼는 여전히 느릿느릿 길을 가로 질렀습니다. 경적을 울려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인도에서는 경적이 너무 자주 울리기 때문에 소들도 그러한 것에 전혀 동요하지를 않았습니다.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달리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난 차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인도의-소떼
인도의-소떼

"조심하세요" 나의 동행인 조 마디아스가 경고를 해주었습니다. "이곳은 마을 전체가 화장실 입니다. " 조는 배려심이 아주 깊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오리사 주에 재래식 화장실과 수도를 설치하는 '그람비카스'라는 단체를 운영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매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주변에 대해서 계속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는 마을 밖 도로변이 나올 때마다 "저기부터 화장실입니다. " 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오리사 주민의 4퍼센트만이 화장실을 가지고 있어서 마을들의 위생 상황은 모드 비슷하였습니다.

어두컴컴해져 돌아가는 길에 나는 숨은 그림 찾기를 했습니다. 한구석에 엉덩이를 내놓고 쪼그려 앉은 노인이 보였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한 여자가 앉아 있다가 우리가 탄 자동차가 다가오자 벌떡 일어서며 사리를 발목까지 내렸지만 표정은 민망함보다는 짜증에 가까웠습니다. 앞쪽에서는 두 남자가 뒷물로 사용한 플라스틱 그릇을 각각 손에 들고 사이좋게 걷고 있었습니다. 한 손에 물그릇을 든 채 허리를 펴고 느긋하게 걷는 저러한 모습은 방금 전 노상에서 볼일ㅇ르 해결하였다는 증거가 되겠습니다. 

 

인도에서는 매일 25만 톤의 인분이 쌓여나갑니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처리되거나, 하수도로 흘러가거나, 따로 보관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트럭 15만 5천대 분량의 분변이 뭉개지거나, 밟히거나, 방치가 된다는 의미 입니다. 노상 배변은 아주 광범위하게 이루어집니다. 인도의 자선 단체 술랍 인터내셔널의 말을 빌리자면, 

인도-노상-분변
인도-노상-분변

그것은 마치 "유럽인 모두가 유럽 동쪽의 엘브 강에서부터 서쪽 피레네 산맥에 이르기까지 쪼그려 앉아 있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인도인들은 깊은 숲속에서부터 도시 한복판에 이르기까지, 어디서든 쪼그려 앉습니다. 소설가 비디아다르 나이폴이 기찻질 옆에서 배변을 하는 인도인들을 절망적으로 기록한 때가 1965년이지만, 지금도 사람들은 기찻길 옆에서 볼일을 봅니다. 최근에는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찬데르 수타 도그라가 인도에서 새벽 기차를 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숙할 법한 풍경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였습니다.

 

"내가 보는 바로 앞에서, 수십 쌍의 맨 엉덩이가 각자 해야할 일 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 노상 배변은 전염성이 매우 강한 습관이라서 첨단 도시의 한복판에 있는 공중화장실 앞에서도 종종 일어납니다. 

어느날 나는 인도 서부의 공업 도시 아마다바스에서 대낮에 사람이 북적이는 길을 걷다가 한 공중화장실 앞에 널려 있는 분변을 발견하였습니다. 차마 화장실 안은 확인해볼 수 없었습니다. 

 

푸네 시 외곽에서 플라스틱 공장을 운영하는 인도의 사업가 밀론 내그는 외국 고객이 자기 회사를 방문한 다면 손님이 탈 자동차 안에 여러가지 서류를 준비해둠으로써 시선을 돌려 노상에서 그대로 똥과 오줌을 싸는 사람을 가급적이면 보지 않도록 한다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사려 깊은 성격의 내그는 바깥에서 볼일을 보는 사람들을 그냥 두고만 볼 수가 없었고, 결국 그의 회계사와 영업 총괄자는 독학으로 위생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년간의 연구 끝에 그의 공장은 시중에 나와 있는 재래식 화장실 중에서 가장 가벼운 플라스틱 모델을 개발하였고, 이제 여러 원조 기관이 그의 회사에서만 만든 화장실을 비상 구호 활동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도인은 노상 배변을 하면서도 속으로는 극도의 수치심을 느낍니다. " 라고 밀론 내그는 말하였습니다 그의 말을 좀 더 정확하게 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인도인은 도로 옆이나 밀밭에서 아래를 닦을 손은 사용하지 않고 한 손으로만 옷으로 얼굴을 가린 채 구경꾼이 있는지 주변을 살피면서 배변할 때 극도의 수치심을 느낍니다. 

정절을 강요당하는 여성은 노상 배변의 위험에 훨씬 더 취약합니다. 여자들은 강도를 당하거나, 뱀에 물리거나 질병에 걸리거나 감염성 바이러스게 걸리거나, 남자들에게서 봉변을 당하거나 하는 등의 위험을 무릅쓰고 어둠 속에서 볼 일을 해결해야만 합니다.

오줌을 싸고 똥을 싸는 신체의 자연스러운 욕구를 참았다가 방광염이나 요로감염, 때로는 더 심각한 병을 얻게 되기도 합니다. 

몇몇 마을에서는 변화가 일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가 탄 차가 쪼그려 앉은 여자 곁을 지나칠 때 옆자리의 조 마디아스가 말하였습니다. 

"예전이라면 자기 옆으로 차가 지나가면 볼일을 보다가도 부끄러움 때문에 일어났을 꺼에요.  하지만 이제는 거리에 차가 너무 많아졌습니다. 요요처럼 계쏙 일어섰다 앉았다를 반복할 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 

만약 더 이전이었다면 아마도 그 여성은 자신의 얼굴을 가려버렸을 것 입니다. 일명 '아래족 대신에 얼굴 가리기' 전략이 더 날 수 있을 것 입니다.

엉덩이
엉덩이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갖게 된 한 오리사 출신의 여성은 과거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누구라도 내 엉덩이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엉덩이의 주인을 알 수 없도록 한 것입니다. 어쨌든 품위는 지켜야 하였으니까요. " 내가 어떻게 품위를 지킬 수 있었냐고 묻자 그는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아주 힘들게 지키었죠. " (그의 대답을 들은 나는 러시아에서 접하였던 한 농담이 떠올랐습니다. 러시아의 혹독한 겨울에 집 밖의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방법은? 바로 후딱 다녀오는 것이랍니다. ) 

변비에 걸린 러시아 사람은 평생 우울할 것 같습니다. 엉덩이에도 동상이 걸릴까요?

 

 같이 보시면 좋은글

근육이완법 체계적으로 접근하기

불안 통제와 이완훈련법 - 물리치료사의 관점

슬러지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